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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 본 맥스 페인 3

김치맛보드카 2022. 11. 7. 12:34

그다지 좋아하는 게임은 아니지만(물론 맥스 페인 시리즈 자체는 좋아한다.) 오랜만에 생각난 김에 한 번 달려보았다.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긴 하다.

1편에서는 우연히 변호사 사무소에서 일하던 아내가 에이시르 그룹의 기밀 정보를 접해버린 탓에 가족이 약쟁이들에게 몰살당했고, 2편에서는 이너 서클의 내부 권력 쟁탈전에 휘말렸으니.

그럼에도 언제나 본인은 살아남았으니 악운도 이런 악운이 없겠다. 

 

원작들에서는 그래픽 노블이나 단순히 이미지로 나왔던 극중극이 이제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다.

캡틴 베이스볼 배트 보이는 여전히 주인공의 현재 처지를 직,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장치 중 하나다. 

 

가끔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뉴욕(정확히는 뉴저지 주)이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기는 한다.

나름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도 있으나 단점이 장점을 말아먹는 수준이라 크게 와닿지는 않음.

 

GTA 4나 5를 해봤다면 전투 방식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한 디테일로 양손 무기는 다른 게임들처럼 등짝에 붙여놓거나 하는 대신 저렇게 왼손에 들고 다니는데, 그에 맞추어 장전 모션까지 다르게 구현해놓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가장 어이없었던 장면.

모 위키의 평가 마냥 <다이 하드> 시리즈의 맥클레인 형사라도 되려는 건지 뜬금없이 삭발을 하는 장면을 집어넣었다.

뭐, 심경의 변화를 나타내고자 했던 것 같지만 굳이 저랬어야 하나 싶다. 

 

락스타의 희생양 맥스 페인...

나름 원작 느낌대로 주인공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이나 자기 혐오적 대사 및 묘사를 넣기는 했는데, 솔직히 그냥 어거지로 따라한 느낌이라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감성이 살아나질 않는다. 

 

시리즈마다 한 번씩은 등장하는 피아노.

당연히 상호작용을 할 수 있으며, 주인공이 직접 원작 1편의 주제곡을 연주한다.

 

챕터를 진행하며 곳곳에 숨겨진 황금총 부품을 모을 수 있는데, 다 모으면 해당 총기가 저렇게 금장 도색으로 바뀐다.

나름 수집 요소를 넣는다고 추가한 것 같은데... 

 

락스타만 아니었어도 2편에서 편히 쉬셨을텐데, 진짜 개뜬금없이 자칭 전직 동료의 제안에 타지에 끌려와서 한 국가의 공권력과 맞서야 하는 처지에 놓인 맥스 성님... 

차라리 맥스 페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냈더라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건 몰라도 왜 하필 배경을 브라질로 했는지부터가 이해가 안 된다. 

대체 왜? 맥스 페인 시리즈는 뉴욕 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한 형사의 하드보일드한 인생을 담은 액션 게임이지, 총 든 중년 아재가 남미 빈민가에서 현지 사정에 무지한 외국인 관광객마냥 호구잡히는 짬뽕 게임이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201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 대도시에서의 대규모 총격전을 묘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나름의 개연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만. 

근데 그럴 거면 최소한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포르투갈어나 번역을 해 주지, 아무리 현장감이니 뭐니 해도 게이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LSD라도 한 듯한 컷신 연출은 눈이 아프고, 애초부터 2편에서 완결된 이야기를 어거지로 연장시킨 탓에 뭘 하던 어색하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발전된 그래픽과 이런저런 디테일 정도.

차라리 개연성을 좀 무시하더라도 과거 뉴욕 파트에서의 그 상원의원 패거리를 조져버리는 쪽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것이었고. 

엔딩은 굳이 빡센 최종전 깨면서까지 봐야 하나 싶어서 그냥 안 보고 삭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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