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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플레이 해 본 맨헌트(2003)

김치맛보드카 2023. 1. 19. 14:55

특유의 폭력성과 아는 사람들만 알 정도로 마이너한 게임이지만, 어쨌거나 고딩 시절 그 구린 삼성 매직스테이션으로도 원활하게 돌릴 수 있었던 그다지 많지 않은 게임들 중 하나였다.

지금 기준으로야 20년이 다 된 -틀- 게임인데다 낡은 그래픽과 과장된 폭력 묘사로 인해 그다지 잔인하다고 하기에도 그런 수준이라 단순히 어떤 게임인지 흥미가 있는 수준이라면 상점 페이지 댓글과 플레이 영상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바람.

버그의 경우 아래에 후술하겠다. 

 

2003년에 발매된 게임이니만큼, 시스템적으로 크게 복잡한 것은 없으며 기본적으로는 반복 플레이다.

무기를 들고 적의 뒤로 다가가면 캐릭터가 자세를 취하는데, 그 때 마우스를 클릭해 삼각형 표시가 뜨도록 한다.

적에게 가까이 붙은 채로 오래 누르고 있으면 삼각형 표시가 하얀색 -> 주황색 -> 빨간색 순으로 서서히 변하며, 뒤로 갈수록 좀 더 잔인한 처형 장면을 볼 수 있다. 

적에게 너무 가까이 붙거나 시야각 안에 들어오면 알아채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함. 

 

스너프 필름을 촬영한다는 컨셉에 맞추어 지직거리는 VCR 화면 느낌으로 보여준다.

후속작인 2편에서도 옵션 설정에서 이러한 노이즈 효과를 끄거나 켤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일단 머리에 비닐 봉투를 씌워 질식사 시킨다던가, 야구 배트 등으로 머리를 날려버리는 등 그래픽적인 디테일은 낮아도 행위적 묘사 자체는 노골적이라 사람에 따라서는 충분히 불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늘에 숨어 다니는 것이 최선이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으니 어쨌거나 적의 시야를 피하면서 돌아다녀야 한다.

'FETISH(페티시)' 난이도에서는 좌측 하단에 미니맵이 표시되어 적의 위치와 상태를 알 수 있으나, 'HARDCORE(하드코어)' 난이도에서는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 난이도가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적들의 AI 수준이 그렇게 좋지 않기는 하나 그냥 편하게 하고 싶어서 페티시 난이도로만 해보았다. 

GTA 세계관과 동일한 세계관이라 그런지 등장하는 차량들도 3나 VC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외형을 하고 있음.

 

체력은 맵 곳곳에 위치한 진통제 병을 획득하여 회복할 수 있다.

숨어다니면서 적들을 하나씩 족치는 게임이지, 길거리 패싸움이라도 하는 게 아니라 넉넉하게 나오지 않는다.

간혹 외진 장소에 한두 개 정도 더 있기도 하나 서로 대면해서 치고받는 상황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 게 좋다.  

 

무기의 등급은 녹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나누어지며 뒤로 갈수록 데미지도 높아진다.

녹색의 경우 비닐 봉투, 깨진 유리 조각, 철사줄 등이 있으며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일회성이다.

파란색은 블랙잭, 빠루(크로우바), 단검 등이 있으며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무기류로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빨간색은 야구 배트, 오함마(슬레지해머), 전정가위 등으로 두 손으로 드는 무기류가 여기에 속한다.

중, 후반부에는 총기도 등장하는데 권총, 기관단총류가 파란색, 산탄총, 소총류가 빨간색으로 분류된다. 

 

돌아다니는 적을 기습하여 처치할 수도 있겠으나 맵 구조상 플레이어 캐릭터의 발소리가 증폭되거나(흙무더기 등) 둘 이상의 동선이 겹치거나 하는 등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더 많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늘이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 숨은 뒤 벽을 치거나 쓰레기통을 차는 등 어그로를 끌어 적이 오도록 한 다음 경계를 풀고 돌아갈 때 처치하는 편이 더 편하고 그렇게 플레이하도록 구성된 게임이다.

적 AI는 소리가 난 위치 주변만을 탐색하며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 곧바로 돌아가기 때문에 좀 싱겁긴 하다. 

 

세이브 지점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우선은 비디오 테이프 아이콘을 먹어야 세이브가 가능해진다.

사실 페티시 기준 잘만 숨어다니면 대부분의 챕터를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로워서 그렇지 세이브를 못 해서 곤란한 상황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다만 최후반부에는 너도나도 돌격 소총이나 산탄총을 들고 다니거나 크게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좀... 

 

앞에서 최대한 대면하여 맞붙는 상황을 피하라고 했으나 그거는 주먹과 녹색 무기뿐인 극초반부나 적이 다수일 때고, 빨간색 무기를 얻게 되면 데미지빨로 찍어누르는 것도 가능해진다.

물론 이것도 적이 플레이어보다 낮은 등급의 무기를 가지고 있을 때의 이야기고, 같은 등급이나 총기를 가지고 있는 놈들은 플레이어도 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그냥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다. 

 

크로우바나 단검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일종의 키 아이템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쇠사슬(또는 밧줄)과 자물쇠로 잠긴 문을 여는 용도로 쓰이며 상호 작용하는 모션이 나온다.

이 때 주변에 소음을 발생시키나 보통 여기에 도달했다는 것은 적들을 모두 처치했다는 뜻이기에 신경 쓸 것도 없다.

다만 다양한 무기를 써보고 싶다면 이런 식으로 특정 무기 사용을 강제한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겠다.

그럴 때는 해당 무기를 가진 적의 시체에 다가가 TAB 키로 교체하면 된다. 

 

동료(이런 무뢰배들끼리 서로를 동료라고 여길지는 의문이지만, 시체를 보았을 때 분노하는 녀석도 있는 것으로 봐서는 나름의 동료 의식은 존재하는 걸지도.)들이 하나씩 없어지는 상황에서도 평화롭게 변기에 앉아 있는 녀석이 있다.

자신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것인지 외부에서 소리가 나더라도 가만히 앉아만 있으나, 유리창을 깨면 바로 득달같이 달려오므로 단순한 적 NPC지만 골탕먹이는 재미가 있다. 

 

해당 트레일러 판잣집 안에서 네일건과 진통제 한 병을 얻을 수 있다.

네일건은 20발들이 탄창을 사용하며 데미지가 낮아 근거리에서 헤드샷을 쏘아도 네댓 번은 맞혀야 한다.

본래 용도와는 다르게 도구로써 사용되는 일은 없기 때문에 그냥 들고 다니던 거 계속 사용해도 상관은 없으나 적 두 명을 근접 무기만으로 상대하려면 체력 좀 깎이는 것은 각오해야 할 듯. 

 

중간중간 특정 스위치 등을 조작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구간이 존재한다.

자물쇠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상호작용 키(스페이스 바) 눌러서 조작하면 끝.

주변에 반드시 적 하나 정도는 배치되어 있으며 파란색으로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사실 네일건을 적에게 직접 사격하기보다는, 맵 상에 존재하는 가스통을 사격해 처치하는 편이 탄약도 아끼고 좋다.

게임 상에서도 가스통을 네일건으로 쏴서 적을 죽일 수 있다고 알려주고.

직접 벽을 치거나 벽돌이나 유리병 같은 미끼 아이템을 던져 가스통 근처에 적이 다가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단 한 발 만으로도 적을 보내줄 수 있다.

폭발 이펙트 자체는 허접해도 찰진 폭음과 비명이 인상적이라 네일건을 사용할 생각이라면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함.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직접 사격해서 처치하려면 탄 낭비가 심한 것도 있으니.

주변에 다른 적이 있더라도 그늘에 은폐 중이라면 경계 상태에 들어갈지언정, 발각당하지는 않는다.

수류탄 등의 폭발계통 무기가 전무한 이 게임에서 사실상 유일한 폭발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의 연식이 연식이라 그런지 최근에 나온 컴퓨터에서 돌리기에는 이런저런 버그가 많이 존재한다.

구동 자체는 정상적으로 되더라도 진행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에는 적 AI가 자꾸만 벽에다 갖다박는 모습과 철문이 열리지 않아 진행 불가능한 버그를 경험하였음.

그럴 때는 아래의 패치 파일을 받아주자.

(출처는 여기: https://github.com/ermaccer/Manhunt.Fixer/releases/tag/1.0.6)

ManhuntFixer.zip
0.26MB

다운로드를 받아 압축을 풀면 Fixer.exe 파일이 나올 텐데, 우선은 이걸 본 게임이 설치된 폴더에 넣고 실행한다.

 

그러면 스샷과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여기에서 'Enhancements' 항목에 있는 것들을 기호에 따라 체크해주자.

(필자는 그냥 4개 다 체크했다.)

게임이 설치된 폴더 경로를 지정해주고 'Patch' 버튼을 누르면 패치가 완료된다.

이후에 진행 로그를 보여줄지 물어보는데 패치 자체가 성공적으로 적용되었다면야 굳이 볼 필요는 없어 보임.

PCGamingWiki에는 해당 패치에 버그가 있어 개별적으로 설치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존재하나 깃허브의 1.0.6 기준 수정된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도 플레이 중 어떠한 버그도 발견하지 못 했음. 

모 위키에 수정된 exe 파일의 링크가 걸려 있으나 이미 막힌 지 오래되었기에 이걸 쓰는 게 나을 것이다. 

뭐 이제 와서 이 게임을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만약 관심을 가지고 이 글까지 보게 되었다면 반드시 적용하고 나서 플레이 해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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