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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지름

레고 인디아나 존스 77012 구매했음

김치맛보드카 2023. 7. 13. 15:32

중1 때였나 레고 시티 우주센터 이후 10여년만이니 정말로 오랜만이다.

초등학생 때 꽤 열심히 가지고 놀았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동안 모았던 것들 죄다 사촌 동생한테 줘 버렸음.

RC 기차나 비행기 등 정말 많이도 있었는데 결국은 부숴서 다른 거 만들고 하다보니 커다란 통 하나로도 부족하더라.

쨌든 각설하고, 레고 인디아나 존스는 당시에도 정말로 가지고 싶었던 시리즈였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개봉 때쯤 되어서 꽤 이것저것 나왔었는데 이번에 후속작이 나오면서 다시 발매되었다.

구태여 다시 레고를 살 마음은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영화이니만큼 하나쯤 사도 되지 않을까 싶더라.

77012 '전투기 추격전'의 경우 3편 '최후의 성전'에 등장한 존스 부자와 독일군 전투기의 추격전을 제품화한 물건이다.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체펠린 비행선에서 탑재된 복엽기로 탈출하다가 후방 총좌에 탑승한 아버지 헨리 존스가 수직 꼬리날개를 박살내시는 바람에 추락하게 되고, 이후 한 지역 농부의 자동차에 타 전투기 2기에 쫓기게 된다.

그러다가 터널로 들어가게 되는데... 멍청하게도 그걸 뒤쫓아 들어온 전투기 1기가 양쪽 주익을 잃고 존스 부자의 옆을 지나쳐 터널에서 나오는 순간 폭발하게 되는 장면이다.

 

구성품은 베를린 방향과 터널 주의 표지판, 작중 존스 부자가 빼앗아 탄 컨버터블, 독일군 전투기로 이루어져 있다.

레고 쪽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 제품을 옛날에 본 것 같은 기억이 나실 텐데, 사실 바로 직전 장면인 복엽기 추격전을 제품화한 7198이 2009년경에 발매되었던 바 있다.

거기에서 복엽기를 컨버터블로 바꾸고 전투기를 좀 손봐서 내놓은 게 바로 이거다.

박스 크기도 훨씬 작아졌고 부품 수도 그리 많지 않아 금방 조립했는데, 문제는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놈의 스티커 사랑은 여전해서 붙이는 데 애 좀 먹었다.

특히 저 컨버터블은 문짝을 스티커로 처리했는데 하필 그걸 애매한 위치에 붙여버려서 문이 가려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전투기의 경우에는 캐노피 프레임과 위장 도색이 스티커로 처리되었는데 캐노피야 그렇다 쳐도 굳이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저 위장색을 굳이 넣었어야 했나 의문이 든다.

나름대로 군용 전투기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추가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만.

 

존스 부자가 농부한테서 빼앗아 탄 차량으로, 해외 팬사이트에 따르면 시트로앵 11 레제르 카브리올레라는 모델이다.

별다른 기믹은 없고 짐칸에 나름 레어 아이템인 우산과 리볼버가 든 나무 궤짝이 실려 있다. 

헨리 존스는 성배 노트를, 인디아나 존스는 채찍을 들려줄 수 있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옛날 레고 시티 차량들의 경우 전폭을 좁게 설정해놓은 탓에 미니피규어가 단 하나만 탑승할 수 있었는데 얘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꽤 널널하게 공간을 주어 전용 부품 없이도 미피 두 명 모두 동시에 탑승 가능하다.

참고로 구 레고 인디아나 존스에서는 운전석에 전용 통짜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7622 트럭 추격전 제품의 메르세데스-벤츠 LG3000 트럭을 보면 전폭은 동봉된 G5 지프와 동일하면서 타이어는 훨씬 큰 것을 사용한 탓에 비율이 어색해보인다.

7198에서는 흰/빨 조합의 복엽기였던 게 컨버터블로 확 작아져버려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 그럴듯하게 재현했다.

근데 저 문짝의 경우에는 굳이 타일 블록이랑 스티커 안 쓰고 디자인 좀 바꿔서 문짝 부품 써도 되었잖아... 

 

전투기의 경우 작중에서 주익이 박살났던 것을 재현하는 기믹을 구현하여 분리가 가능하다.

덕분에 7198과는 다르게 실제 기체처럼 주익이 위쪽으로 경사지듯 뻗어있는 것까지 묘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캐노피 형상이 실제와 흡사해지면서 전체적인 외형은 원작에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은데...

다만 얻은 게 있으면 잃은 것도 있는 법으로, 7198의 경우에는 일일이 하나씩 분리할 필요 없이 캐노피 후방 부분을 누르는 것으로 동시에 양쪽 모두를 분리할 수 있었다.

기체 사이즈 자체도 그 때랑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들었고(특히 주익이 눈에 띄게 작아져버렸다.)..

당시에도 캐노피 통짜 부품은 많이 있었음에도 굳이 성의 없어 보이게 처리했던 것도 이 기믹 때문인 듯.

기관총을 묘사했는지 주익에 작은 레고 블럭을 발사하는 장치가 있으며 7189에도 비슷한 기믹이 존재하나 이건 77012 쪽이 훨씬 그럴싸하게 표현했다.

영화에서는 기수에 기관총(혹은 기관포)이 설치되어 그걸로 존스 부자에게 사격을 가하지만 원본 기체인 스위스의 필라투스 P-2는 훈련기인 관계로 무장을 일절 탑재하지 않으며 프로펠러도 2엽짜리다.

엔진 배기구 묘사는 77012가 좀 더 성의 있어 보여도 영화 내 기체를 보면 7198의 그것이 오히려 더 흡사하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으나 오랜만에 나온 인디아나 존스 제품인만큼 수요가 꽤 있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그 유명한 레이더스의 초반 황금 여신상 장면을 재현한 77015와 중반부 영혼의 우물에 갇혔을 때 석상을 넘어뜨려 탈출 + 살라와 성궤를 손에 넣는 장면을 재현한 77013이 있으며 얘네도 리뉴얼 버전이다.

이외의 오리지널 제품들은 10년도 더 지난 데다 리뉴얼 버전조차 나오지 않은 탓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라 수십 만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하는 걸 보면 나중에 후회할 바에야 구매하길 잘 한 것 같다.

그래도 다시 레고를 구매할 생각은 없으니(굳이 따지자면 스피드 챔피언 몇몇 제품들에 눈이 가기는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이게 마지막 레고 구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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