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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걸판 최종장 4화 보러 갔다 왔음

김치맛보드카 2024. 1. 24. 10:47

지금 와서는 인기가 사그라들어 사실상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시리즈에 가까워졌지만, 한창 유행했던 2010년대 중반에는 월탱이나 워썬더를 필두로 작중 학교들에게서 이름을 딴 클랜(비행대)까지 만들어졌던 애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유행이 끝나갈 무렵에야 뒤늦게 입문했으나 당시에는 극장판 1, 2편 관람 후기라던가 걸판 관련 게시글이 해당 게임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왔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함.

따지고보면 미소녀물과 밀리터리라는,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를 주제로 하고 있기에 씹덕에게나 밀덕에게나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특히나 밀덕들에게는 마우스가 헤쳐를 밟고 지나간다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묘사로 까이기도 했으니...

물론 지금에야 그러한 게임이나 애니가 곧잘 나오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메이저하지 않았고, 확실히 오버스러운 연출이 자주 나오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싫어할 법도 하다.

필자 또한 그 때문에 손도 안 대다가 겨우 여기까지 왔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학원함이니, 카본 코팅 같은 설정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현실성을 따져 봐야 머리만 아플 뿐이고.

어쨌든 야간 근무로 인해 예매해놓고도 피곤해서 취소하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주말 특전이 오늘까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랴부랴 가장 가까운 CGV 지점에 갔다 왔다.

용산 CGV가 가장 좋다고는 하나, 거리도 멀고 특전도 다 소진된 지 오래라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음.

나름 눈내리는 효과라던가 바람도 쏴 주고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진동 효과가 좀 약했던 게 아쉽다.

작년에 같은 지점에 <탑 건: 메버릭>을 보러 갔었을 때에는 꽤 괜찮았던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이거 보겠답시고 그간 안 봤는지도 몰랐었던 최종장 3화까지 유튜브 결제해서 본 덕분에 등장 인물들 구분이나 스토리 이해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특전은 미카 나왔음.

1주차 주말 특전인 제41회 무한궤도배 준결승전(오아라이 대 케이조쿠) 입장권 컨셉 티켓이다.

어디까지나 컨셉으로 나온 굿즈라 소장용 외의 가치는 없으나 평일 특전인 포스터보다 훨 낫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는 에리카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나쁘지 않다.

본작 자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봤는데, 특히 스키장 급경사로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치고박고 싸우는 부분이 단연 하이라이트 아닐까 싶다.

브금으로 흥겹게 깔리는 세키예르벤 폴카도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프라우다가 얼마나 퍼준건지 플래그 차량인 BT-42(얘도 기반은 소련의 BT 전차다.)와 3호 돌격포를 제외하고는 전부 T-26이나 T-34, KV-1 셋 중 하나던데, 심지어 그 KV-1의 경우 카츄샤가 자신에게 이긴 대가로 줬다는 걸 보면 선더스만큼은 아닐지라도 나름 넉넉한 자본이 있는 듯 싶다.

모티브가 된 핀란드가 소련제 노획 장비를 많이 굴렸던 건 사실이지만 독일제나 타국 전차들의 비중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학원 별로 겹치는 전차가 최대한 없게 하려는 듯하다. 

라세이니의 전설로 유명한 KV 전차지만 작중에서는 특히나 추가 장갑을 덧댄 KV-1E라 오아라이 측의 공격은 대부분 가볍게 튕겨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종장 3화 마지막에 등장해 한동안 큰 위협이 되었던 신캐릭터 요우코도 귀여웠고.

여지껏 활약해온 아귀팀이 초반에 리타이어한 관계로 미호의 활약은 못 봤다는 게 아쉽지만 새로 대장을 맡은 아즈사도 짬이 꽤 찼는지 결국 케이조쿠를 상대로 우승하는 지휘력을 보여준 걸 보면 후배 양성 걱정은 없을 듯.

그 뒤로 나온 세인트 글로리아나와 쿠로모리미네의 대결도 임팩트는 덜했지만 역시 인상깊었음.

TVA 시절에는 혐성캐 속성이었던 에리카가 지금 와서는 정신적으로 성장했는지 꽤 유순해졌던데, 지금으로서는 다른 학원 애들보다는 한 끗 부족한 것 같아도 나름 대장으로서의 자질은 갖춘 것 같다.

막판에 아리스의 센츄리온에게 격파당하지만 않았더라도...(다 이겨놓고서 진 거라 굉장히 분해하던 것도 이해가 된다.)

다만 내용과 별개로 자막의 번역 퀄리티는 좀 아쉬웠는데, 특히나 캐릭터들 고유의 말투를 살리지 못 하고 죄다 평어체로 번역을 해놓아서 네코냐나 로즈힙 같은 애들의 개성이 줄어들었다.

 

관람 시간대가 좀 늦었던 관계로 바로 집에 와서 워썬더나 돌렸음.

기껏 주변에 먹을 만할 곳을 알아놓았건만, 점심을 늦게 먹었기도 하고 피곤했던지라...

예전에는 이수역 근방에 있는 '아게아게'라는 가라아게 전문점이 팬들 사이에서 성치 취급을 받았었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로 2021년 초에 폐업했다고 한다.

주인장이 오아라이(작중의 오아라이는 이곳을 모티브로 한다.)에서 기술을 배워온 덕분에 현지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탱카츠까지 메뉴에 있었고, 게임판인 드림 탱크 매치와 공식 콜라보도 했었던 곳이다.

한 번도 못 가봤다는 게 굉장히 아깝지만서도 이미 오래 전에 지난 일인데 별 수 있나.

그나마 아직 극장판 두 편이 남았다는 점에서 너무 늦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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