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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지름

S23U로 갈아탔음

김치맛보드카 2023. 2. 18. 11:01

필자는 중학교 1학년 때 첫 스마트폰으로 갤럭시 지오를 받은 이래로 꾸준히 갤럭시 시리즈를 애용해왔다.

비록 그 당시 출시되었던 보급형 모델들이 그랬듯이, 처참한 성능으로 2년간 고통을 받았으나 당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갤럭시의 선방과 극성 애플 팬보이들의 행패는 나에게 스마트폰 = 갤럭시라는 인식까지 가지게 했었다.

지오 이후로도 갤럭시 U, S4 LTE, S7E, S9+, S20+ 등 나름 골수 유저라고 자부할 정도는 되지 않나 싶음.

그런 나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줬던 사건이 바로 작년 초에 있었던 GOS 게이트였다.

'안전에 타협이란 없다'는 개발진의 말이 무색하게 벤치마크 어플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성능 제한, 삼성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과 이에 따른 발열 문제, 그런데도 중국제 스마트폰보다 훨씬 작은 면적의 베이퍼 챔버.

(이것조차 S22 노멀 모델에서는 탑재되지 않고 그래핀 패드만 넣는 것으로 퉁쳤다.)

결정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삼성의 4과문까지 보니 말 그대로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그리하여 구매한 것이 모 해외 직구 대리 업체를 통한 엑스페리아 1 III.

처음 몇 개월은 만족하며 사용했었으나, 이후 액정에 얼룩이 발생하였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그대로 사용하였음.

대리 업체 통해서 보내도 1달은 걸리고(나중에 엑페 사용자 카페에서 보니까 홍콩의 정식 A/S 센터가 아닌 사설업체로 보내서 논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함.), 사설은 못 믿겠고... 수리비 또한 비싸서 차라리 조금 더 쓰다가 갈아타기로 했다.

이미 한 번 A/S로 속을 썩였던지라 또 직구를 해야 하나 마나 고민하던 차에 S23 계열이 꽤 괜찮게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속는 셈 치고 다시 갤럭시로 돌아오기로 했다. 

 

그나저나 포장 뜯기가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개봉 방지용 라벨부터 제대로 뜯어지지 않아 결국 커터칼로 잘라서 열었는데, 그 뒤에는 충전 케이블을 고정하는 종이 포장에도 접착제 떡칠을 해놓아서 가위로 잘라내야만 했다.

소규모 업체도 아니고... 저런 부분은 좀 잘 떼어지게 하던지, 차라리 그냥 비닐 테이프를 쓰던지.

애플을 시작으로 많은 업체들이 환경 보호라는 명목 아래 사소한 것들까지 원가 절감이나 보여주기식 변경안을 적용하는 것 같다.

 

필자가 구입한 색상은 팬텀 블랙이다.

원래는 단독 색상인 그라파이트나 스카이 블루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마침 가격도 조금 더 저렴하길래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까지 가입했으나 배송 시작일이 빨라도 3월 7일인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사전 예약 때 구매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나마 정가보다 저렴하게 산 걸 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성지에서 구매하는 방법도 고려해봤지만 현 시세와 내가 사용하는 요금제 기준으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쿠폰 끼고 사는 거랑 별 차이가 없더라.

 

전면부는 뭐... 펀치홀 때문인지 예전에 쓰던 S20+와 판박이다. 

버튼 구성을 우측으로 몰아놓았는데, 내 기준으로는 엑페의 레이아웃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라 익숙함.

구글 어시스턴트 키와 카메라 반셔터 키만 빼면 딱 저런 모양새라.

다만 1 III가 워낙 가로폭이 좁아 길쭉해보이는 탓인지 실제로는 다스플레이 크기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데도(1 III 6.5인치, 23U 6.8인치) 23U쪽이 훨씬 화면이 넓어보인다.

 

SD 카드 슬롯이 없기 때문에 일부러 512GB 모델을 선택하였다.

사진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파일을 많이 받다보니 SD 카드에 넣어서 옮기는 게 편리했었는데 요즘은 내장 메모리 속도를 못 따라간다고 다 빼버리는 추세라 좀 아쉽다.

12GB 램은 울트라 모델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는데 전작들에서 노멀 울트라 가리지 않고 8GB 넣고 램 플러스라는 꼼수를 사용한 것이 나로서는 너무나 아니꼬웠음.

당연하지만 실제 물리 램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더군다나 요즘 안드로이드 폰들은 제조사 막론하고 최상위급 모델쯤 되면 어지간해서는 12GB 램 탑재하고 나오는 추세임. 

S20은 기본 모델부터 12GB 달고 나왔었는데... 고동진 사장 시절이 조금은 그립다.  

 

1년 가량이라는,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대체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준 엑스페리아 1 III.

이런저런 사소한 단점이 있었으나 액정에 결함만 없었더라도 좀 더 오래 굴렸을지 모르겠다.

21년 출시 당시에도 흔치 않은 SD 카드 슬롯과 3.5 이어폰 단자를 모두 탑재한 기종이라 마음에 들었는데...

다시 정발할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후속 기종을 사용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변치 않으리라.

구글 페이가 들어오느니 마느니 하는 현재, 픽셀 시리즈라도 정발했으면 좋겠음.

뭐가 되었건간에,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양분된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 줄 존재가 필요하다.

단, 중국제는 사절이지만서도. 

 

바로 어제 구매한 물건이라 사용 후기에 대한 글은 나중에 마저 쓰도록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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