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샤워기 교체했음

마카롱맛보드카 2024. 9. 26. 15:28

신축이라도 가지 않는 이상에야 원룸들 상태가 좋아봤자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는 점은 자취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정상적인 집주인과 관리인이라면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겠지만, 보통은 그냥 있으니 알아서 써라 수준.

수도 또한 크게 다를 것이 없어서 필자가 거주하는 원룸의 경우 본래는 이전 세입자가 자가 교체한 샤워기를 사용하고 있다가 얼마 전 단수 이후 녹물이 나온 것을 계기로 교체를 결심했다.

그 때를 제외한다면 수질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은데, 세면대에 물 받아놓고 잘 보면 부유물이 떠다니더라.

처음에는 건물 배관의 문제인가 싶었으나 싱크대 물은 또 아니라서 녹이 슨 호스 문제로 보였음.

사실 입주한 당일날 샤워기 호스가 물이 조금씩 새서 관리인에게 문의했으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이라 그런가 크게 불편한 거 없으면 그냥 쓰라고 하시더라...

덧붙여, 내 방의 샤워기가 원래 있던 게 아닌, 이전 세입자가 임의로 교체한 것이라는 사실도 그 때 알았고.

처음 봤을 때는 필터도 달려있고 안에 무슨 구슬도 있는 게 나름 신경은 썼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

여하튼 새 샤워기를 알아보다 집 근처에 다이소가 있기도 하고 평도 뭐 그런대로 나쁘지만은 않은 듯하여 구매.

필터의 경우 이전 세입자가 달아놓은 그것으로(의?외로 국산이다 이거.), 가격이 저렴하여 예비용으로 하나 더 샀음.

헤드 또한 이전 것과 똑같이 생기기도 했고 나름 정화 기능도 있다길래 구매.

 

새 샤워기로 교체한 모습.

헤드와 필터는 그냥 나사 조이듯 고정하면 끝이고, 호스는 세면대 쪽을 몽키 스패너로 살짝 조여서 고정해주었다.

분리하기 위해 풀 때는 왼쪽(시계 반대 방향), 고정하기 위해 조일 때는 오른쪽(시계 방향)이다.

너무 세게 조이면 나중에 교체할 일이 있을 때 힘들어지니 적당히 조금 돌려도 충분하다.

몽키 스패너의 경우 작은 걸로 샀다가 안 맞을 수 있으니 처음부터 큰 걸로 사는 것을 추천함.

혹시나 해서 방수 테이프도 샀으나 패킹 넣고 고정하니까 물 안 새고 잘 나오더라.

좀 충격적이었던 점은 이전 세입자가 설치한 샤워기의 경우 패킹이 제대로 안 들어있었다는 거.

마음 같아서는 저 수도꼭지 자체를 교체하고 싶지만 괜히 일 벌려봤자 좋을 게 없으니 일단은 이대로 만족하는걸로.

원래는 다이소 거 말고 가격 좀 되는, 이름 있는 걸로 알아봤었는데 어차피 내년 여름에 나갈 것이기도 하고, 다음에 들어온 세입자가 그걸 필터값 지출해가면서 사용할 것 같지도 않아서 우선은 이거 써보고 결정하는 걸로.

뭐, 따지고 보면 지금 설치한 이것도 다음 세입자 때는 어떻게 사용할 지 모르겠는데 관리인 쪽에다 다이소 물건이라고 언질이라도 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참고로 필자는 아무런 정보도 못 들었고, 순전히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음.).

어차피 원래 달려있었던 것은 이전 세입자가 갖다 버렸을 테고.

단점이라면 필터 때문인지 물 틀고 한동안은 약품 냄새가 나는데... 뭐 애초에 저렴이라 그러려니 함.

 

이전 세입자가 설치한 샤워기는 당연히 버리는 걸로.

굳이 따지자면 분해해서 분리수거를 해야겠으나, 그게 쉬운 일도 아니고 번거로우니 잘 모르겠으면 그냥 전부 다 종량제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면 된다(이건 멀티탭도 마찬가지).

필터 색이 변하는 게 단순한 눈속임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써보는 수 밖에.

저기에 달려 있었던 거는 처음 왔을 때 흰색에 가깝다가 최근에 보니까 저렇게 되었던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딱히 의식하고 사용한 것도 아니라서 최근에 녹물 나온 뒤 보니까 저렇게 변색되었다는 것밖에는.

다만 권장 교체 주기인 40일을 한참 넘겼을 시점이라 녹물이 나온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겠지.

호스의 경우 틈새 사이사이에 녹과 때가 껴 있는 데다, 일단 찌꺼기(부유물)이 안 나오는 걸로 봐서는 확실히 호스가 원인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

다만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호스들보다 짧다는 점과 상당히 노후되어 보인다는 점으로 보아 이건 원래 있었던 걸지도.

따지고 보면 헤드나 필터도 상당히 사용감이 있기는 하다만(특히 헤드는 플라스틱 부분이 살짝 깨진 상태였음)...

싱크대에 다는 것도 있다길래 일단 구매라도 해 놓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이 동네 일대의 다이소들은 다 품절된 것 같더라.

근데 또 리필 필터는 잔뜩 진열되어 있고(마찬가지로 필터는 국산이며 제조사가 동일함).

품번 1029132로, 샤워기 헤드와는 달리 없는 매장이 많을 테니 다이소 어플에서 조회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함.

어쨌거나, 교체하고 나니 수압도 세진 것 같고 좋기는 하다.

물론 건물 자체 수압이 낮다 보니 변기물 내리거나 다른 집에서 물 쓰면 물줄기가 가늘어지는 문제는 어쩔 수가 없지만.